끼니때마다 먹는 쌀밥이 지겨워질 때면 우선 생각나는 것 있죠? 바로 면 요리인데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면 사랑도 각별하죠. 우리나라 1년 면 소비량을 전체 국민 수로 나누면 1인당 14kg이나 된다고 하니 엄청나죠? 요즘처럼 더운 여름철 입맛 없을 땐 소면 삶아서 찬 물에 박박 씻은 뒤에 매콤한 양념에 무쳐서 먹거나 잘 불려서 삶은 콩을 갈아서 삶은 국수에 말아 먹고, 추운 겨울에는 따끈한 멸치 국물에 말아 먹고, 긴 겨울 밤 잘 익은 동치미 국물에 말아서 먹고, 쌀쌀한 밤 퇴근 길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 병 시키고 따끈한 잔치국수 국물로 몸을 녹이는 모습은 아주 익숙하죠? 2015년 9월 25일에 방송한 5회는 칼국수 편이었는데요, 12월 18일에 방송한 16회에서는 건면으로 만든 국수를 다뤘어요. 집집마다 소면, 중면 한두 다발씩은 다들 준비해 놓고 있을 정도로 흔한 건면으로 얼마나 독특한 국수 요리들을 선보였는지 볼까요? 앞에서 전남 담양에 위치한 멸치국수 맛집과 충북 옥천의 향토색 짙은 어탕국수 맛집, 그리고 제주도의 특색 있는 음식인 고기국숫집 두 집을 살펴봤는데요,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어디였는지 볼까요?

    이날 방송에서 마지막으로 찾아간 집은 김해시 대동면에 위치한 대동할매국수 본점이었어요. 1959년에 개업해서 무려 57년 동안 오직 국수만을 팔고 있는 집으로 구포국수의 전설로 통한대요. 그리고 김해시 일대에 분점이 많아서 김해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대요. 부산 구포는 조선시대부터 곡물 집산지로 유명했는데, 일제 때 제분소가 많이 생겼지만 대부분 반죽을 밀어서 칼로 썰어 만드는 칼국수였대요. 그러다가 전쟁을 겪으면서 이북에서 내려온 피난민들이 건면을 만들어서 밀면과 온면을 만들면서 구포국수가 유명해졌대요. 부산과 그 주변 지역에서 발달한 구포국수는 소면을 삶아서 그릇에 담은 뒤 고명을 얹어서 주면 멸치 육수를 부어 먹는 음식이라네요. 그런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멸치국수와는 완전히 다른 맛이라네요.

    자리에 앉으면 이렇게 뜨끈한 육수가 담긴 주전자부터 갖다 줘요. 국수가 나오기 전에 한 컵 따라서 마셔봐야겠죠?

    양은 주전자로 따르는 뽀얀 빛깔. 차가워서 김이 안 난다면 동동주랑 착각할 비주얼이죠?

    누리끼리하면서 뽀얀 빛깔에 기름기가 떠 있는 육수인데요, 이 육수는 멸치 하나로만 맛을 내는 게 아니래요. 솔치라고 부르는 청어 새끼 말린 것도 함께 넣고 끓여서 기름기가 많대요. 그리고 고소할 뿐만 아니라 약간 쌉싸름한 맛도 나는데, 그 이유는 육수를 끓일 때 멸치 똥을 떼지 않고 넣어서 그렇대요. 그래서 부산 일대 멸치국수의 국물 맛은 다른 지역 멸치국수 국물 맛과는 확연히 다르대요.

    국수는 이렇게 나오는데요, 그릇에 삶은 소면을 담고 그 위에 김 가루, 부추, 깨소금, 채 썬 단무지, 양념간장을 얹어서 줘요. 그런데 뭔가 이상하죠? 비빔국수도 아닌데 국물이 없잖아요.

    그렇죠. 자리에 앉자마자 갖다 준 주전자 있었죠? 바로 그 주전자가 국수에 부어 먹는 육수였어요. 기호에 따라 육수 양을 조절할 수 있겠죠?

    멸치와 솔치를 함께 끓인 육수의 쌉싸름하면서 약간 비리기도 하고 고소하기도 하면서 또 기름기도 약간 느껴지는 맛을 즐겨보세요. 이 다양한 맛들이 채 썬 단무지의 단맛이 가운데서 꽉 잡아주고 훌륭한 맛의 양념간장이 더해져서 모든 맛의 조화가 이루어진대요. 가볍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무겁지도 않은 적당한 맛의 국물 덕에 밤에 야식으로 먹기에도 좋대요.

    소박한 모습답게 가격도 소박한데요. 보통이 3,500원, 곱빼기가 4,000원, 그보다 더 많은 왕곱빼기가 4,500원이래요. 왕곱빼기는 양이 무지 많으니 조심하세요~ 그리고 일요일엔 쉰대요.

    상     호 : 대동할매국수

    주 메 뉴 : 멸치국수 3,500원

    영업시간: 09:00~19:30

    휴 무 일 : 매주 일요일

    주     소 : 경상남도 김해시 대동면 동남로49번길 15-16

    주     차 : 동네 공터, 골목

    대중교통: 부산지하철 3호선 구포역에서 125번 버스 승차, 대동중학교 하차, 도보 2분

    전     화 : 055-335-6439


    Posted by 치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