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장수물식당-[백종원의 3대천왕]16회(2015.12.18.국수)#03

[SBS] 백종원의 3대 천왕 2016. 8. 22. 11:17

끼니때마다 먹는 쌀밥이 지겨워질 때면 우선 생각나는 것 있죠? 바로 면 요리인데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면 사랑도 각별하죠. 우리나라 1년 면 소비량을 전체 국민 수로 나누면 1인당 14kg이나 된다고 하니 엄청나죠? 요즘처럼 더운 여름철 입맛 없을 땐 소면 삶아서 찬 물에 박박 씻은 뒤에 매콤한 양념에 무쳐서 먹거나 잘 불려서 삶은 콩을 갈아서 삶은 국수에 말아 먹고, 추운 겨울에는 따끈한 멸치 국물에 말아 먹고, 긴 겨울 밤 잘 익은 동치미 국물에 말아서 먹고, 쌀쌀한 밤 퇴근 길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 병 시키고 따끈한 잔치국수 국물로 몸을 녹이는 모습은 아주 익숙하죠? 2015년 9월 25일에 방송한 5회는 칼국수 편이었는데요, 12월 18일에 방송한 16회에서는 건면으로 만든 국수를 다뤘어요. 집집마다 소면, 중면 한두 다발씩은 다들 준비해 놓고 있을 정도로 흔한 건면으로 얼마나 독특한 국수 요리들을 선보였는지 볼까요? 앞에서 전남 담양에 위치한 멸치국수 맛집과 충북 옥천의 향토색 짙은 어탕국수 맛집을 소개했는데요,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어디였는지 볼까요?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제주도였어요. 제주국제공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연동의 신제주로터리 인근에 위치한 장수물식당이었는데요, 상호가 다소 특이하죠? 한번 가 보면 쉽게 잊혀지지 않을 이름인 것 같은데요, 이곳에서는 어떤 특색 있는 국수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고기국수라고요? 언뜻 보기에도 두툼한 돼지고기가 보이는데요, 돼지고기가 들어간 면 요리라고 하면 일본 라멘이 떠오르는데, 우리나라 음식 중에도 돼지고기를 이용한 면 요리가 있었군요. 제주도 하면 싱싱한 해산물과 함께 흑돼지가 떠오르죠? 그만큼 돼지고기를 이용한 음식이 발달했을 것 같은데, 바로 이 고기국수가 제주도의 향토색 짙은 국수예요.

이 집의 특징은 국수를 시켰는데 돼지고기 수육인 돔베고기가 함께 나온다는 거였죠. 국수에도 두툼한 돼지고기가 여러 점 들어 있었는데, 돔베고기가 기본으로 제공된다니 인심 한번 후하죠?

국수 조리의 시작은 역시 육수 만들기죠. 제주도 고기국수는 돼지뼈 육수가 베이스인데요, 돼지뼈를 4시간 이상 물에 담가 핏물을 빼고 다시 4시간을 끟여서 진한 육수를 만들어요. 돼지뼈로 우려낸 육수를 쓴다니 깊은 맛이 예상되죠?

4시간 동안 푹 곤 돼지뼈 육수에 오겹살과 전지(앞다리 살)를 넣고 적당히 삶죠. 오겹살과 전지에서 고기 맛이 우러나서 더 깊고 진하고 기름진 육수가 완성되죠.

돼지뼈 육수에 적당히 삶은 돼지고기를 꺼내서 썰어서 내면 그게 바로 돔베고기죠. 수육 맛은 얼마 동안 삶느냐가 생명인데, 역시 명인답게 적당히 잘 삶았죠?

제주도에서는 돔베고기, 즉 수육을 특이하게도 소금에 찍어 먹는대요. 보통은 새우젓에 많이 찍어 먹잖아요. 제주도에 왔으니 제주식으로 소금에 찍어서 먹어 봐야겠죠?

멸치가 등장했네요. 저 멸치는 뭐에 쓰려는 거죠?

돼지뼈를 폭 곤 육수에 돼지고기를 넣고 삶았잖아요. 돼지고기를 건져 낸 그 육수에 이번에는 대파와 함께 멸치를 넣네요. 말 그대로 2차 육수죠. 제주도 고기국수는 보통 진하면서도 기름진 맛이 강해서 외지인들이 처음 접할 때는 좀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대요. 그런데 이 집의 고기국수는 저 멸치 덕분에 진한 맛은 유지하면서 느끼한 맛은 중화시켜 제주도 고기국수를 처음 접하는 외지인들 입맛에도 잘 맞는대요. 김치 양념이 섞이는 것이 아깝게 여겨질 정도로 맛있는 국물이라니 기대되죠?

삶은 면에 고명을 올리고 깊은 맛의 육수를 부으면 제주도 고기국수 완성.

이렇게 완성된 국수 맛을 봐야겠죠? 뽀얀 국물을 보기만 해도 깊은 맛이 느껴지죠? 그리고 두툼하게 썬 돼지고기 덕분에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손색 없겠네요.

제주도 고기국수의 특징은 소면이 아니라 중면 이상의 굵은 면을 사용한다는 거예요. 굵은 면발을 넣어 면을 씹는 식감도 훌륭하죠. 멸치국수에 굵은 면을 쓰면 면의 밀가루 맛 때문에 담백한 국물 맛이 죽어버려서 조화를 이룰 수 없대요. 그런데 제주도 고기국수는 국물 자체가 진하고 깊은 맛을 지녀 굵은 면발과 잘 어울린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