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니때마다 먹는 쌀밥이 지겨워질 때면 우선 생각나는 것 있죠? 바로 면 요리인데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면 사랑도 각별하죠. 우리나라 1년 면 소비량을 전체 국민 수로 나누면 1인당 14kg이나 된다고 하니 엄청나죠? 요즘처럼 더운 여름철 입맛 없을 땐 소면 삶아서 찬 물에 박박 씻은 뒤에 매콤한 양념에 무쳐서 먹거나 잘 불려서 삶은 콩을 갈아서 삶은 국수에 말아 먹고, 추운 겨울에는 따끈한 멸치 국물에 말아 먹고, 긴 겨울 밤 잘 익은 동치미 국물에 말아서 먹고, 쌀쌀한 밤 퇴근 길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 병 시키고 따끈한 잔치국수 국물로 몸을 녹이는 모습은 아주 익숙하죠? 2015년 9월 25일에 방송한 5회는 칼국수 편이었는데요, 12월 18일에 방송한 16회에서는 건면으로 만든 국수를 다뤘어요. 집집마다 소면, 중면 한두 다발씩은 다들 준비해 놓고 있을 정도로 흔한 건면으로 얼마나 독특한 국수 요리들을 선보였는지 볼까요?  앞에서 전남 담양에 위치한 멸치국수 맛집을 소개했는데요, 다음으로 찾아간 국수 맛집은 어디였는지 볼까요?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충북 옥천군 청산면에 위치한 찐한식당이라는 곳이었죠. 옥천은 금강이 지나는 곳이라서 예로부터 민물고기를 이용한 요리로 유명한 고장인데, 찐한식당이 위치한 청산면에는 금강의 지류인 보청천이 지나고 있어요. 이름부터 찐한식당이니 뭔가 찐한 맛을 안겨 줄 음식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죠?

    세월이 멈춘 듯한 시골의 단층 건물에 위치한 이곳 찐한식당은 내부 역시 세월이 멈춘 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그 덕에 마지막 회에서 5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여주인공 신유경(유진)의 어린 시절 살던 집으로 등장했었죠. 마치 드라마 세트장과 같은 옛날 분위기의 가게에 어떤 음식이 준비되어 있을까요?

    그 주인공은 바로 어국수, 생선국수로도 불리는 어탕국수였죠. 찐한식당이라는 가게 이름에 걸맞게 진한 국물 맛이 기대되는데요. 

    어탕국수는 바로 민물고기로 육수를 내서 거기에 국수를 삶아 먹는 음식인데요, 민물고기의 고장답게 보기에도 듬직한 모습의 큼지막한 누치와 토종 붕어를 육수 재료로 쓰고 있었어요. 

    누치와 붕어를 넣고 30분 동안 팔팔 끓이다가 약한 불에 5~6시간 푹 고아 기본 육수를 만들어요. 이 진한 육수가 바로 다른 재료는 하나도 들어가지 않고 오직 물과 누치와 붕어로만 만든 육수예요. 

    요즘은 짧은 시간 센 불에서 끓인 뒤 믹서기로 갈아서 쓰는 집도 많지만 이 집은 옛날 방식 그대로 약한 불에 오랜 시간 끓여서 살은 물론이고 뼈까지 다 으스러지게 푹 고아 육수를 만들죠. 육수를 만드는  내내 불 곁을 지켜야 하는 정성이 필요한 작업이죠.

    누치와 붕어를 푹 고아 만든 육수에 이어 이번에는 빠가사리라고도 불리는 동자개가 등장했네요. 

    빠가사리에 이어 메기까지 맑은 물에 넣고 함께 끓이기 시작하는데요, 육수는 이미 만들어 놓았는데 이번에는 또 뭘 하는 걸까요? 

    빠가사리와 메기도 끓여서 그 육수를 아까 만들어 놓은 누치와 붕어를 푹 고아 만든 육수와 섞어서 쓴대요. 그리고 빠가사리와 메기는 살만 발라내서 국수의 고명으로 쓰고요.

    이렇게 해서 누치, 붕어, 빠가사리, 메기로 만든 어탕국수의 육수가 완성됐어요. 이 육수에 고추장을 넣어 양념을 하는데, 바로 이 고추장 맛이 중요하대요. 이 집은 메줏가루를 많이 넣고 담근 고추장을 2년 동안 숙성시켜서 쓴다네요. 

    이렇게 고추자을 푼 민물고기 육수에 국수를 넣고 함께 끓여요. 멸치국수, 잔치국수 등 다른 국수들은 보통 면을 따로 삶은 뒤에 국물을 부어서 말아 먹는데 어탕국수는 국물에 면을 바로 넣고 함께 끓여요. 그래서 면이 죽처럼 푹 퍼지는 경우가 많고, 또 그런 맛에 먹기도 한대요. 심한 경우는 젓가락이 아니라 숟가락으로 떠서 먹어야 할 정도래요. 

    그런데 이 집은 국수를 넣고 끓이면서 계속해서 공기와 접촉시켜서 면이 탱글탱글함을 유지한대요. 면발이 살아 있는 어탕국수죠. 그리고 뚜껑을 연 채로 오랜 시간 푹 끓여서 비린 맛이 전혀 없대요. 어탕국수라고 말하지 않으면 생선 육수에 끓인 국수라는 걸 모를 정도라고 하네요. 이렇게 해서 얼큰하고 진한 맛의 어탕국수 완성이오.

    민물고기 음식의 고장에서 어탕국수만 먹고 가기에는 서운하죠? 그래서 하나 더 준비했어요. 도리뱅뱅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을 지는 음식이죠. 

    작은 민물고기인 피라미를 후라이팬에 빙 둘러서 놓고 살짝 구운 뒤에 기름을 붓고 튀기듯이 익힌 뒤에 양념을 발라서 구워요. 바닥 면이 다 익은 위에 뒤집는 모습인데, 서로 딱 붙어서 모양이 흩어지지 않고 공중에서 회전하여 후라이팬 바닥에 안전하게 착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충청도 지역의 향토 별미인 도리뱅뱅이 맛 기대되죠?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도리뱅뱅이에 고추를 하나 올리고 채 썬 깻잎으로 싸서 먹으면 그 맛이 끝내준대요. 

    충북 옥천에 위치한 26년 전통의 찐한식당이었습니다.

    얼큰하면서 진한 국물의 생선국수, 즉 어탕국수가 한 그릇에 5,000원이고, 도리뱅뱅이는 중짜리가 10,000원, 대짜리가 20,000원이에요.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영업하고요, 첫째 주, 셋째 주 월요일엔 쉰대요.

    상     호 : 찐한식당

    주 메 뉴 : 생선국수 5,000원

    영업시간: 10:00~19:00

    휴 무 일 : 매월 1, 3주 월요일

    주     소 : 충청북도 옥천군 청산면 지전길 14

    주     차 : 가게 옆 주유소 자리 공터

    대중교통: 대전 혹은 옥천서 버스 탑승 후 청산버스공용터미널 하차, 도보 4분.

    전     화 : 043-732-3859

    Posted by 치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