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음식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뭐가 떠오르죠? 지금이야 치킨, 피자, 족발, 보쌈, 거기다 패스트푸드점 햄버거까지 배달시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다양하지만, 그래도 배달 음식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철가방 안에 넣어 배달하는 중국집 음식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 중국집 배달 음식 가운데 인기순위 1위는 뭐니 뭐니 해도 짜장면이겠죠?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메뉴면서 어린 시절 향수가 깃든 메뉴가 바로 짜장면인데요, 그래서 문화관광부에서 선정한 한국의 100대 민족문화 상징 가운데 하나로 당당히 뽑혔죠. 100대 민족문화상징 가운데 식생활 관련 부문에서는 김치, 삼계탕, 불고기, 전주비빔밥 등 11가지가 선정됐는데, 우리 전통 음식도 아닌 중국에서 전해져서 우리식으로 변형된 음식이 유서 깊은 전통 음식과 함께 뽑혔다니 대단하죠? 하루에 평균 600만 그릇이 팔리고, 하루에 팔리는 짜장면 면발을 다 이으면 지구 한 바퀴 반을 돌 정도라니 그 인기가 대단하죠? 짜장면집이야말로 한 동네에도 몇 집씩 있을 정도로 많아서 치킨집 다음으로 많은 가게 가운데 하나일 텐데 그 많고 많은 짜장면 가운데 뽑힌 짜장면이라니 기대해도 되겠죠? 앞에서 부산 간짜장, 평택의 유니짜장, 전주의 물짜장을 봤는데요, 다음에 소개한 짜장면 맛집은 어디였을까요?

    이번에 찾아간 곳도 전주에 위치한 짜장면 맛집이었어요. 앞에서는 물짜장으로 유명한 남부시장의 맛집을 소개했는데요, 이번에 찾아간 곳은 간짜장으로 유명한 맛집 한미식당이었죠. 전주 다가동 객사길에서 40여 년 세월 한 자리를 지켜 온 집이라네요. 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전주객사에서 가깝고 한옥마을과도 멀지 않아요. 옛날 관원들이나 사신들이 지방 고을로 출장왔을 때 묵던 숙소가 바로 객사인데요, 바로 그 전주객사가 인근에 있으니 둘러보셔도 좋겠죠?

    가게 자리만 한 자리를 지켜 왔을 뿐만 아니라, 가게 외관과 내부 인테리어도 옛날 정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요.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은 공간이죠. 타임머신을 타고 70년대로 돌아간 듯한 모습이랄까요?

    이 집이 맛집으로 유명한 이유는 바로 이 간짜장 때문이에요. 일단 색의 조화가 참 아름답죠? 짜장면을 보고 아름답다는 표현을 쓰기는 처음인 것 같은데요, 하얀 그릇에 담긴 짜장면의 카라멜 빛깔을 바탕으로 부추의 짙푸른 색, 완두콩의 연둣빛, 옥수수 알갱이의 샛노란 빛깔, 그리고 흩뿌려진 참깨의 아이보리 빛깔까지 이렇게 다채로운 빛깔이 조화를 이룬 간짜장은 처음 봐요. 마치 전주비빔밥처럼 색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간짜장이네요. 부추와 완두콩, 옥수수 알갱이가 풍성하게 들어 있어서 보기에 예쁜 것은 물론이고, 식감뿐만 아니라 향과 맛도 풍성하겠죠?

    일반적으로 간짜장이라고 하면 짜장면 그릇에 삶은 면과 계란과 몇 가지 고명을 올려서 주고 양념은 따로 그릇에 담아서 주잖아요. 그러면 손님이 알아서 비벼 먹는데 이 집은 마치 쟁반짜장처럼 비벼져서 나온다네요.

    중화팬에 소스를 만들고 그 안에 삶은 면과 부추를 넣어서 뜨거운 불 위에서 함께 비벼서 줘요. 일단 비비는 수고는 덜었네요. ^^

    그런데 단지 비비는 수고만 덜어주는 게 아니죠. 간짜장은 잘 비벼도 면과 양념이 따로 노는 느낌이 있잖아요. 그래서 양념이 스며들라고 비벼 놓고 좀 기다렸다가 먹는 게 맛있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여기 간짜장 같은 경우에는 뜨거운 중화팬 위에서 비빈 뒤에 손님상에 내놓기 때문에 면과 건더기에 양념이 온전히 다 배어있죠. 면과 양념이 따로 놀지 않는 그야말로 혼연일체가 된 맛이겠죠.

    간짜장에 고구마가 들어 있다고요?

    예. 이렇게 고구마가 알알이 쏙쏙 박혀 있대요. 포슬포슬한 식감에 달짝지근한 맛의 고구마가 씹히는 재미가 색다르겠죠? 지금껏 생각도 못 해 봤는데, 짭조름한 짜장과 달짝지근한 고구마가 잘 어울리겠네요.

    짜장 색으로 봐서는 카라멜 빛깔의 전형적인 짜장 소스였는데 매콤한 맛이 난대요. 고춧가루가 들어갔다면 약간 붉은 빛을 띨 텐데 전혀 그런 빛깔이 아니라서 그 매운 맛의 정체가 궁금했는데요. 바로 이렇게 양념을 만들 때 청양고추가 들어간다네요. 양념을 만들 때 고추를 넣으니 양념 전체에 매콤한 맛이 배어들어 은은히 매콤한 맛이 나겠죠?

    중독성 강한 매콤한 간짜장. 이 집이 40여 년 긴 세월 한 자리를 지키며 장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니었나 싶네요.

    70년대스러운 메뉴판이죠? 가격이 적혀 있는 메뉴만 주문 가능하대요. 실제로 주문 가능한 메뉴들을 보니 단촐한 구성이죠? 이 집의 추천 메뉴인 간짜장이 5,000원이에요.

    가게 문을 여는 시간은 정오 12시이고 문을 닫는 시간은 저녁 7시 반이래요.

    그런데 오후 4시부터 6시까지는 저녁 장사 준비를 위한 브레이크 타임이래요. 12시부터 4시까지 4시간, 그리고 6시부터 7시 반까지 1시간 반, 실제로 장사하는 시간은 이래요. 매울 첫째 주, 셋째 주 화요일엔 쉰대요~

    상     호 : 한미반점

    주 메 뉴 : 간짜장 5,000원

    영업시간: 12:00~16:00, 18:00~19:30

    주     소 :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전주객사2길 21

    주     차 : 도보 3분 거리 유료주차장, 또는 골목에 알아서 눈치껏.

    대중교통: 서문 정류장에서 도보 1분, 서문교회 정류장에서 도보 4분.

    전     화 : 063-288-6721

    Posted by 치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