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화국반점-[백종원의 3대천왕]14회(2015.12.04.짜장면)#01

[SBS] 백종원의 3대 천왕 2016. 8. 5. 12:47

배달 음식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뭐가 떠오르죠? 지금이야 치킨, 피자, 족발, 보쌈, 거기다 패스트푸드점 햄버거까지 배달시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다양하지만, 그래도 배달 음식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철가방 안에 넣어 배달하는 중국집 음식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 중국집 배달 음식 가운데 인기순위 1위는 뭐니 뭐니 해도 짜장면이겠죠?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메뉴면서 어린 시절 향수가 깃든 메뉴가 바로 짜장면인데요, 그래서 문화관광부에서 선정한 한국의 100대 민족문화 상징 가운데 하나로 당당히 뽑혔죠. 100대 민족문화상징 가운데 식생활 관련 부문에서는 김치, 삼계탕, 불고기, 전주비빔밥 등 11가지가 선정됐는데, 우리 전통 음식도 아닌 중국에서 전해져서 우리식으로 변형된 음식이 유서 깊은 전통 음식과 함께 뽑혔다니 대단하죠? 하루에 평균 600만 그릇이 팔리고, 하루에 팔리는 짜장면 면발을 다 이으면 지구 한 바퀴 반을 돌 정도라니 그 인기가 대단하죠? 짜장면집이야말로 한 동네에도 몇 집씩 있을 정도로 많아서 치킨집 다음으로 많은 가게 가운데 하나일 텐데 그 많고 많은 짜장면 가운데 어떤 짜장면들이 방송에 출연했는지 볼까요?

이날 방송에서 처음 찾아간 집은 부산 중구 동광동에 위치한 화국반점이었어요. 사진에서도 오래된 집 분위기가 느껴지죠? 부산에는 오래된 중국집이 굉장히 많아요. 1884년에 청나라 영사관이 부산에 생기면서 초량동 일대에 차이나타운이 형성됐으니 당연히 오래된 중국집도 많겠죠? 보수동 책방골목 부근 부평동에서 1951년에 문을 열어 60년이 훌쩍 넘은 옥생관, 보수동 동화반점, 그리고 바로 여기 화국반점, 이렇게 셋을 부산의 60년대 3대 반점이라고 부른다네요.

옛날 중국집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서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해요. 영화 <신세계>의 한 장면인데 위 가게 사진 속 모습과 똑같죠?

그리고 <범죄와의 전쟁>에도 이 집이 나와요.

중국집 메뉴는 많고 많죠? 그런데 여기 화국반점에서는 간짜장이 진리래요.

백설명님의 짜장면 먹는 법 강좌. 아는 만큼 맛있다니 잘 보고 배워야겠죠?

배달을 시켜서 먹을 경우에는 배달 장소까지 오면서 면이 적당히 불지만, 직접 중국집에 가서 먹을 경우에는 방금 삶아서 헹군 면이 나오잖아요. 그런데 짜장면은 면이 살짝 불어야 양념을 잘 흡수해서 더 맛있대요. 살짝 불었으면 비벼주고, 안 불었으면 조금 기다렸다가 비비면 되겠죠?

개인 취향이지만 고춧가루를 살짝 뿌리면 더 맛있죠? 집에서는 고추장을 넣어서 비벼 먹어도 맛있대요. 고추장은 저도 시도해본 적이 없는데, 다음에 넣고 먹어봐야겠네요.

그리고 반숙으로 익힌 달걀 프라이를 반으로 쫘악 갈라서 노른자가 터지게... 어랏.. 그런데 간짜장에 달걀 프라이가? 대부분은 찐 달걀 반쪽씩 올라가는데, 부산은 프라이가 나온대요.

그것도 집에서 해 먹는 일반적인 프라이가 아니라, 기름을 충분히 부은 잘 달궈진 중화팬에 튀기듯이 부친 프라이. 튀기듯이 부쳤기 때문에 훨씬 고소하대요. 끓는 기름에 달걀을 톡 깨서 넣고 국자로 끓는 기름을 위에서 끼얹어서 겉은 튀김처럼 바싹 익고 노른자는 반숙인 상태가 되죠. 부산에서 간짜장에 달걀 프라이를 주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면 삶는 사람과 소스 붓는 사람이 따로 있는데 헷갈리지 않게 간짜장이라고 표시해 주는 거라나 뭐라나... 백설명님 설명이지만 신빙성은 그다지. ㅎㅎ

같은 짜장면인데 왜 중국집에서 먹을 때보다 당구장에서 먹을 때 더 맛있을까요? 보통 배달 와서 꺼내고 비비고 이제 한 젓가락 먹으려면 내가 칠 차례가 되잖아요. 그래서 치고 다시 와서 먹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데, 바로 그 시간 동안 면에 양념이 쫘악 배어들어서 더 맛있는 거래요. 그래서 맛있는 짜장면을 먹으려면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대요. 더 맛있게 먹기 위해서라면 냄새 풍기는 짜장면을 눈 앞에 두고도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이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