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이면 유난히 당기는 음식이 있죠? 후끈 달궈진 철판위에 반죽을 올릴 때 나는 치~익 소리, 기름에 지글지글 구워지는 소리가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와 파동이 비슷해서 그렇다느니, 비 오는 날 하늘이 어두침침한 탓에 축 처지고 왠지 우울해져서 기분 전환을 위해 고지방 음식을 찾기 때문이라느니 이런 저런 설도 많은데요. 사실 날씨를 탓하는 건 술 좋아하는 사람들의 비겁한 변명 아닐까요? ^^ 출출한 퇴근길에 고소한 기름 냄새가 낮게 깔려 유혹하는데 어떻게 지나치겠어요? 그냥 먹어도 맛있고 언제 먹어도 맛있지만 막걸리와 먹으면 더욱 맛있고 비 오는 날 먹으면 유난히 맛있는 음식. 2015년 11월 27일 SBS에서 방영한 백종원의 3대천왕 13회 주제는 바로 이었죠. 전국 어디를 가나 재래시장에는 몇 집씩은 꼭 있는 전집, 직장인들이 술 한잔 걸치는 동네라면 빠지지 않고 있는 전집. 막걸리 파는 집이라면 빠지지 않고 파는 음식, 전. 그러니 전국에 얼마나 많은 전집이 있겠어요? 방송에서는 많고 많은 전집 가운데 딱 여섯 집을 뽑아서 소개했는데요, 수많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올라온 집들인 만큼 기대가 크죠? 앞에서 경기도 광명에 위치한 빈대떡 맛집을 먼저 살펴봤는데요,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어디였는지 볼까요?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2018년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 곳, 강원도 평창이었어요. 평창에는 원래 5일장이 열리던 장터가 있었는데 상설시장과 합쳐지면서 지금은 평창올림픽시장이 됐어요. 강원도 하면 메밀이 떠오르죠. 그 메밀전 맛집으로 소문난 메밀나라를 찾아갔어요.

    평창올림픽시장은 특이하게도 가게마다 컨셉에 맞게 영화 포스터를 패러디한 포스터를 붙여 놓았는데요, 메밀나라 포스터는 바로 이거였어요. 평창 5일장 시절부터 41년동안 전만 부친 할머니에 걸맞는 패러디 포스터죠? 이름하여 부치기의 여왕! 

    전을 부르는 말은 지역에 따라 다양하죠? 부침개, 지짐이, 부치미 등등 많은데요, 강원도에서는 부치기라고 한대요. 첫 작품은 바로 메밀부치기예요. 재료는 참 소박하죠? 절인 배춧잎과 쪽파 조금, 그리고 반죽, 이렇게가 다예요.

    메밀부치기 반죽은 오직 메밀만을 써서 만들어요. 껍질을 깐 새하얀 메밀을 물에 깨끗이 잘 씻는 것으로 시작해요.

    깨끗하게 씻은 깐 메밀을 기계에 넣고 갈아서 체에 거르는데요.

    이렇게 간 메밀을 체에 부은 뒤에 손으로 비벼서 걸러내요. 메밀은 갈아 놓으면 삭아서 맛이 없어진대요. 그래서 매일마다 새벽 3시면 일어나서 이 작업을 반복해 오셨대요. 정말 많은 수고와 땀과 정성이 들어간 음식이죠?

    이렇게 체에 걸러진 고운 메밀가루와 물이 메밀 부치기 반죽이 되는 거예요. 그리고 걸러지지 않고 체에 남은 거친 것은 밀가루를 섞고 오징어와 파를 송송 썰어서 넣어 부쳐서 먹는데요, 강원도 말로 두드래기라고도 부르고 투뎌지전이라고도 부른대요.

    할머니의 41년 노하우인데요, 솥뚜껑에 기름을 칠할 때 무를 써요. 무에 기름을 적셔서 솥에 바르면 적당한 양이 골고루 발라져서 담백한 맛을 낼 수 있대요. 

    잘 달궈진 솥뚜껑에 기름을 바른 뒤에는 소금에 절인 배춧잎이나 또는 고춧가루로 양념한 배춧잎 두세 장과 쪽파를 올리고 메밀 반죽을 밖에서 안으로 나선을 그리듯 부어서 얇게 발라요.

    얼마나 얇은지 저렇게 바람에 날릴 정도예요. 

    메밀 부치기는 아주 담백해서 거의 아무 맛도 나지 않을 정도래요. 그래서 처음 먹는 사람은 이게 무슨 맛인가 싶을 정도래요. 그런데 씹으면 씹을수록 메밀의 고소함이 느껴져서 일단 한번 맛에 익숙해지면 자꾸 생각나는 맛이래요. 처음에 간장도 찍지 말고 2장 정도 먹어보면 고소함의 매력에 푹 빠질 거라네요.

    다음으로 선보인 메뉴는 메밀전병이었죠. 잘 닭궈진 솥뚜껑에 메밀 반죽을 부어 전병을 얇게 부친 뒤에 메밀소를 넣어요. 그리고 김밥을 싸듯이 돌돌 말아주면 메밀전병이 완성되죠. 

    바로 요렇게 완성된 것이 메밀전병인데요, 이건 담백한 메밀 부치기와 달리 매콤하면서 대중적인 입맛에 가까워서 젊은이들도 좋아할 거래요. 빨갛게 양념이 된 소가 먹음직스럽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수부꾸미. 찹쌀이나 수수 등으로 떡을 만들어서 기름에 부친 것을 부꾸미라고 하는데요, 당연히 수수로 만들었으니 수수부꾸미겠죠? 안에 단팥이 들어갔지만 단팥 만들 때 설탕을 많이 쓰지 않아서 그렇게 달지는 않대요.

    질펀한 욕과 흥겨운 말투로 백설명과 시청자를 들었다 놨다 한 메밀부치기의 명인.

    이날 방송에서 백설명이 맛봤던 메밀부치기, 메밀전병, 수수부꾸미가 각각 2,000원씩이에요. 방송 이후로는 메밀부치기 2종, 메밀전병, 수수부꾸미, 이렇게 백설명님이 시식했던 4가지를 세트로 묶어서 세트메뉴도 만들었대요. 세트는 8,000원.

    상     호 : 메밀나라

    주 메 뉴 : 메밀부치기, 메밀전병, 수수부꾸미 각 2,000원 / 4종 세트 8,000원

    영업시간: 06:00 ~ 18:00

    주     소 : 강원도 평창군 평창읍 평창시장1길 13

    주     차 : 공영주차장에서 도보 3분.

     

    대중교통: 평창버스터미널에서 도보 3분.

    전     화 : 033-332-1446

    Posted by 치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