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이면 유난히 당기는 음식이 있죠? 후끈 달궈진 철판위에 반죽을 올릴 때 나는 치~익 소리, 기름에 지글지글 구워지는 소리가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와 파동이 비슷해서 그렇다느니, 비 오는 날 하늘이 어두침침한 탓에 축 처지고 왠지 우울해져서 기분 전환을 위해 고지방 음식을 찾기 때문이라느니 이런 저런 설도 많은데요. 사실 날씨를 탓하는 건 술 좋아하는 사람들의 비겁한 변명 아닐까요? ^^ 출출한 퇴근길에 고소한 기름 냄새가 낮게 깔려 유혹하는데 어떻게 지나치겠어요? 그냥 먹어도 맛있고 언제 먹어도 맛있지만 막걸리와 먹으면 더욱 맛있고 비 오는 날 먹으면 유난히 맛있는 음식. 2015년 11월 27일 SBS에서 방영한 백종원의 3대천왕 13회 주제는 바로 이었죠. 전국 어디를 가나 재래시장에는 몇 집씩은 꼭 있는 전집, 직장인들이 술 한잔 걸치는 동네라면 빠지지 않고 있는 전집. 막걸리 파는 집이라면 빠지지 않고 파는 음식, 전. 그러니 전국에 얼마나 많은 전집이 있겠어요? 방송에서는 많고 많은 전집 가운데 딱 여섯 집을 뽑아서 소개했는데요, 수많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올라온 집들인 만큼 기대가 크죠? 그럼 이날 방송에서 소개한 첫 집부터 볼까요?

    이날 방송에서 처음으로 찾아간 곳은 경기도 광명시에 위치한 빈대떡 맛집이었죠.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 부근에 위치한 광명시장(광명전통시장)에서 빈대떡을 처음으로 팔기 시작했다는 33년 된 원조광명할머니빈대떡이 바로 처음 소개한 맛집이었어요. 개천 하나만 건너면 바로 서울이니까, 금천구, 구로구 등 서울 남서부 지역에서도 가깝고, 안양서도 가까워요.

    고등학교를 광명에서 나온 먹선수 김준현 씨의 오랜 단골집이기도 한데요, 광명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유명한 맛집이래요. 왠지 시장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고소한 기름 냄새를 따라가다 보면 저 집이 나타날 것 같은데요.

    이 집에 들어서면서 압도하는 메뉴판. 종류가 무척 많죠? 방송 당시에는 빈대떡이 12종류였다는데요, 지금은 더 늘어나서 무려 15가지예요. 전에 없던 낙지가 들어간 빈대떡 몇 종류가 늘었어요. 녹두빈대떡 15종류에 전이 13정류. 하루에 2가지씩 먹더라도 2주일 동안 매일 가야 다 먹을 수 있죠. 결정장애가 있는 사람이라면 난감하겠네요.

    이날 방송에서는 빈대떡 두 가지를 맛봤는데요, 우선 굴 빈대떡이에요. 알알이 탱글탱글한 굴이 촘촘히 박힌 모습. 노릇노릇한 색감. 보기만 해도 빈대떡의 고소한 냄새와 신선한 바다 내음이 풍기는 것 같죠?

    그리고 다음으로 등장한 고기 빈대떡. 역시 녹두빈대떡에는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가야 제맛이죠.

    녹두빈대떡의 아삭한 식감을 담당하는 숙주. 도마에 놓고 썰면 옆으로 흘리는 게 많고 나중에 다시 담으로면 번거롭죠? 그래서 소쿠리 안에 넣은 채로 칼로 썰기 신공을 시전.

    빈대떡에 돼지고기가 빠질 수 없죠. 간 살코기와 간 비계를 섞어요. 살코기와 비계의 비율이 중요한데요, 바로 이 비율이 빈대떡의 고소함을 좌우한대요. 고소함 없이 너무 담백해지거나 또는 너무 느끼해지지 않게 적당한 비율로 섞는 것이 노하우겠죠.

    살코기와 비계를 갈아서 섞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삼겹살도 썰어서 섞어요. 이렇게 돼지고기 3종 세트는 모든 빈대떡 반죽에 기본으로 들어가고요, 고기 빈대떡은 여기에 돼지 앞다리살도 썰어서 고명으로 넣어요. 돼지고기 3종 세트를 넣은 반죽에 앞다리살을 넣으면 고기 빈대떡, 돼지고기 3종 세트를 넣은 반죽에 굴을 넣으면 굴 빈대떡이 되는 거죠. 

    녹두빈대떡의 생명은 역시 녹두죠. 그런데 녹두만 갈아서 넣으면 점성이 낮아서 쉽게 부서지고 잘 부쳐지지도 않죠. 그래서 대부분은 간 녹두에 밀가루나 부침가루 등을 섞는데, 이 집은 동부콩을 녹두와 함께 갈아서 부족한 점성도 보충을 하고 고소함까지 더한대요. 녹두와 동부콩을 7 : 3의 비율로 섞어서 갈면 이제 반죽의 기본 베이스가 완성되죠.

    녹두와 동부콩을 섞어서 간 다음 앞에서 썰어 놓았던 숙주도 넣고 돼지고기 4종 세트도 넣고 대파도 넣어서 잘 섞어주면 고기 빈대떡 반죽 완성.

    들기름과 식용유를 섞어서 철판에 흥건히 두르고 반죽을 한 국자 떠서 펴주면 치~익 소리와 함께 고소한 향이 퍼지죠. 들기름을 섞어서 고소함을 더하고, 기름을 흥건히 둘러서 튀기듯이 익혀서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맛있는 빈대떡 한 장 완성.

    빈대떡에 막걸리가 빠지면 섭섭하겠죠?

    들기름과 식용유의 적당한 비율, 그리고 적당한 온도와 뒤집는 타이밍, 이런 것들이 모두 잘 맞아서 많이 먹어도 느끼하거나 질리지 않는 맛있는 빈대떡이 완성된대요. 누구나 따라 할 수 있으면 고수라 할 수 없겠죠?

    빈대떡 맛집 원조광명할머니빈대떡의 명인이십니다.

    메뉴 종류가 어마어마하죠? 결정장애가 있다면 고민 말고 섞어빈대떡으로.

    상     호 : 원조광명할머니빈대떡

    주 메 뉴 : 고기 빈대떡 8,000원 / 섞어 빈대떡 12,000원

    영업시간: 11:00 ~ 22:00

    휴 무 일 : 연중무휴 

    주     소 : 경기도 광명시 광이로13번길 21-5

    주     차 : 패션문화거리 공영주차장(30분 600원, 추가 10분당 200원, 야간 무료)에서 도보 5분.

    대중교통: 7호선 광명사거리역 9번출구에서 도보 2분.

    전     화 : 02-2618-6176

    Posted by 치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