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바다식당-[백종원의 3대천왕]12회(2015.11.20.부대찌개)#05

[SBS] 백종원의 3대 천왕 2016. 7. 28. 16:29

탱글탱글한 소시지와 햄이 듬뿍 들어가고 짭쪼름하면서 칼칼한 양념이 밴 라면 사리가 있어 아이들도 좋아하고 얼큰하면서 적당히 기름지고 그렇다고 느끼하지 않고 시원한 국물 덕에 어른들도 좋아하는 음식. 한국의 김치와 서양의 햄, 소시지가 만나 하나가 된 대한민국 퓨전음식 1호. 민족의 아픔과 한이 서린 음식. 저렴한 가격 덕에 서민들이 배도 채우고 소주도 한잔 할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음식. 누가 만들어도 어지간해서는 실패하지 않는 쉬운 조리법. 뭐가 떠오르나요? 2015년 11월 20일에 방송한 SBS, 백종원의 3대천왕 12회에서 소개한 메뉴인데요, 바로 부대찌개죠. 6.25 전쟁 이후 곳곳에 주둔한 미군부대에서 쓰고 남은 햄, 소시지 등 잉여 식품이 부대 밖으로 반출되면서 처음에는 볶아서 먹다가 나중에는 찌개로 끓여서 먹게 된 것이 바로 부대찌개의 유래라는군요. 부대찌개라는 이름도 부대에서 나온 고기인 부대고기로 만든 찌개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래요. 그래서 부대찌개 원조집과 맛집들은 주로 주한미군 부대가 있는 곳에 많이 있죠. 그래서 앞에서 살펴본 맛집들도 의정부, 군산, 평택 송탄, 동두천 등 미군 기지가 있는 지역에 있었죠. 다음으로 찾아간 맛집은 어디였는지 볼까요?

이날 방송에서 마지막으로 찾은 부대찌개 맛집은 서울이었죠. 서울에서도 개성 있고 맛있는 음식이 많기로 소문난 한남동. 바로 이태원 바다식당이었어요. 느끼한 맛이 그리울 때면 찾게 되는 집이라네요. 이태원에서 오랜 세월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맛집인 만큼 맛은 물론이고 뭔가 개성 강한 특징이 있을 것 같은데, 그게 뭔지 살펴볼까요?

바로 그 유명한 존슨탕이 탄생한 집이에요. 이 집의 존슨탕은 24시간 푹 고아 낸 사골 국물에 소 양지를 삶아서 육수를 만들고 거기에 햄과 소시지는 물론이고 양배추, 감자, 양지 고기를 넣은 정성이 가득한 부대찌개였어요. 일단 다른 집에는 들어가지 않는 양배추와 감자, 양지 고기가 들어간다는 점이 다른 집 부대찌개들과 차별되는 점이었죠. 그리고 위에 듬뿍 올라간 파채 보이죠? 진한 사골 양지 육수의 향이 파채를 타고 풍겨서 마치 설렁탕 같은 향이 난대요. 그러나 설렁탕 맛은 아니래요. 이 집의 또 다른 특징은 테이블에 버너가 없다는 거였죠. 주방에서 다 끓인 상태로 나와요.

존슨탕이라는 이름을 두고 그 유래에 대한 추측이 난무했었는데요, 직접 작명하신 1대 사장님이 스튜디오에서 명쾌하게 해결해 주셨네요. 젊은 시절 자녀들과 독일로 이민을 갔었는데, 한국에서 찌개에 밥을 먹던 아이들 입맛에 빵과 짭짤한 소시지가 익숙하지 않아서 식사를 잘 안 하더래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잘 먹을까 고민하다가 소시지에 각종 채소를 넣고 끓여서 주기 시작했데요. 영양이 풍부해서 몸에 좋은 탕을 만든 거죠. 몸에 좋은 탕, 즉 좋은 탕이 부르기 쉽게 존슨탕이 된 거래요. 존슨 대통령이 먹었다고 해서 존슨탕이라고 이름을 붙인 건 아니래요.

그런데 미국의 존슨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청와대에서 포장해서 갔다고 하네요. 어쨌든 존슨 대통령이 먹은 건 사실인가 봐요.

존슨탕의 주인공이라면 바로 소시지와 햄일 텐데요, 보이나요? 햄과 소시지 모양이 좀 특이하죠? 앞에서 봤단 다른 집들은 넓적하게 썰거나 길게 채를 썰었는데 이 집은 깍두기처럼 썰었죠? 심지어는 감자도 저렇게 주사위 모양으로 썰어서 넣었대요. 햄은 그렇다고 치고 길쭉한 소시지도 특이한 모양이죠?

이렇게 한 손으로 돌리고 한 손으로 써는 방식으로 굴려 가면서 썰어서 저런 특이한 모양이래요.

그리고 이 집은 간 고기 대신 양지 고기를 쓰는데요, 소 양지에서 기름 부분을 제거해서 24시간 동안 푹 고아 낸 사골 국물에 넣고 1시간 반 동안 삶았다가 건져서 저렇게 잘게 썰어서 쓴대요. 다른 집들처럼 찌라고 부르는 갈아 놓은 고기를 쓰면 편할 텐데, 굳이 이렇게 직접 양지를 삶아서 칼로 썰어서 쓴다니 정성이 느껴지네요.

그리고 이 집은 조리할 때 양념이 참 간단하게 들어갔는데요, 별도의 양념 없이 맵지 않은 고춧가루만 넣었어요. 소시지와 햄 자체의 염분에서 짭짤한 맛이 나오고 양배추에서 단맛이 나와서 별도의 양념을 넣을 필요가 없다네요.

얼큰한 느끼함이라니 상상이 되시나요? 느끼한 맛이 그리울 때면 생각나는 집이라네요. 진한 사골 양지 육수와 소시지, 햄, 양배추, 그리고 파채와 치즈의 만남. 기대되죠? 아. 이 집의 단점이 하나 있는데요. 테이블에 버너가 따로 없었잖아요. 거기서 눈치챌 수 있듯이, 라면 사리를 추가할 수 없대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