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글탱글한 소시지와 햄이 듬뿍 들어가고 짭쪼름하면서 칼칼한 양념이 밴 라면 사리가 있어 아이들도 좋아하고 얼큰하면서 적당히 기름지고 그렇다고 느끼하지 않고 시원한 국물 덕에 어른들도 좋아하는 음식. 한국의 김치와 서양의 햄, 소시지가 만나 하나가 된 대한민국 퓨전음식 1호. 민족의 아픔과 한이 서린 음식. 저렴한 가격 덕에 서민들이 배도 채우고 소주도 한잔 할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음식. 누가 만들어도 어지간해서는 실패하지 않는 쉬운 조리법. 뭐가 떠오르나요? 2015년 11월 20일에 방송한 SBS, 백종원의 3대천왕 12회에서 소개한 메뉴인데요, 바로 부대찌개죠. 6.25 전쟁 이후 곳곳에 주둔한 미군부대에서 쓰고 남은 햄, 소시지 등 잉여 식품이 부대 밖으로 반출되면서 처음에는 볶아서 먹다가 나중에는 찌개로 끓여서 먹게 된 것이 바로 부대찌개의 유래라는군요. 부대찌개라는 이름도 부대에서 나온 고기인 부대고기로 만든 찌개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래요. 그래서 부대찌개 원조집과 맛집들은 주로 주한미군 부대가 있는 곳에 많이 있죠. 그럼 이날 방송에서 처음 찾아간 집은 의정부에 위치한 원조 부대찌개집이었어요. 의정부뿐만 아니라 미군 기지가 있는 지역마다 부대찌개가 발달했는데요, 다음으로 찾아간 맛집은 어디였는지 볼까요?

    의정부 다음으로 찾아간 부대찌개 맛집은 전북 군산에 위치한 비행장정문부대찌개였어요. 군산에는 미군 비행장이 있잖아요. 지금은 군산 시내 나운동으로 이사해서 장사를 하고 있지만, 원래 처음 장사를 시작한 곳은 가게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군 비행장 앞이었대요.

    부대찌개 하면 햄과 소시지에서 우러난 맛도 물론 중요하지만, 맛의 중심은 역시 김치죠. 그런데 이 집은 그냥 김치가 아닌 3년 된 묵은지를 써서 칼칼한 국물이 일품이래요. 그리고 묵은지를 썼기 때문에 오래 끓일수록 점점 더 맛이 있어진다네요. 이 집에 가시면 신간을 두고 조리듯이 끓이면서 천천히 드세요.

    이 집은 특이하게도 햄버거도 팔아요. 말 그대로 수제 햄버거인데요, 부대찌개집에서 햄버거를 판다니 의외의 조합이죠? 게다가 그냥 햄버거도 아닌 두툼한 패티에 오이, 양배추, 양파, 양상추, 달걀프라이까지 들어간 입에 넣기에 힘들 정도로 두툼한 옛날식 햄버거예요. 이 집의 완소 아이템이라고도 하는 햄버거 그 맛이 궁금한데요. 시중에서 사 먹는 맛이 아니라 집에서 만들어 먹는 홈 메이드 햄버거 맛이래요. 사실 부대찌개 장사를 하기 전에는 원래 햄버거를 팔았었대요. 햄버거에서 부대찌개로 업종을 전환한 특이한 케이스죠. 햄버거를 판다는 것뿐만 아니라 여러가지로 특이한 점이 많은 집이었는데요.

    여느 부대찌개집과는 달리 기본 반찬이 한 상 가득 올라오는데요. 보기에도 참 푸짐해 보이죠?

    이 집은 서비스로 제공되는 것들이 많은 집이었는데요. 일단 햄 치즈 샐러드가 이렇게 기본으로 제공돼요. 저것만 빵 사이에 넣어 먹어도 든든하겠네요.

    거기다 사리를 따로 주문할 필요가 없어요. 부대찌개를 시키면 공깃밥과 라면 사리가 딸려 나와요.

    거기다가 치즈를 얹은 달걀프라이까지. 부대찌개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 육식성애자가 많잖아요. 그런데 육식성애자들이 고기 말고도 좋아하는 대표적인 것이 바로 치즈와 달걀인데, 이것들이 서비스로 나온다니 감동이죠?

    사골 푹 고아낸 육수를 써서 국물 색이 진하죠? 그리고 팽이버섯과 치즈가 보이고, 온갖 종류의 햄과 소시지들이 눈에 보이네요. 그리고 숟가락 위에 저건 뭐죠? 햄과는 다른 모습인데, 뭘까요?

    바로 햄버거 패티였어요. 보통은 민찌라고 부르는 간 고기를 쓰는데, 이 집은 특이하게도 햄버거 패티를 넣어요. 부대찌개 장사를 하기 전에 햄버거 장사를 했었기 때문일까요? 부대찌개집에서 햄버거를 판다는 것과 함께 특이한 점이었죠. 패티의 맛이 국물에 잘 우러나도록 부대찌개가 끓으면 숟가락으로 패티를 잘게 부숴주세요. 

    그리고 이 집 부대찌개 맛의 핵심 가운데 하나였죠. 바로 3년이나 된 묵은지였어요. 이 집은 고춧가루 외에는 어떤 양념도 쓰지 않는대요. 마늘도 넣지 않는대요. 왜냐면 묵은지 자체에 갖은 양념이 다 배어 있어서 양념을 따로 넣을 필요가 없대요. 그리고 간은 햄과 소시지 자체의 염분으로 다 되고요. 그러니 묵은지가 바로 이 집 부대찌개의 핵심이라 할 만하죠?

      

    이렇게 만들어진 부대찌개가 나오면 이제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죠. 묵은지만 썼다면 충분이 조리기 전에는 국물 맛이 가벼울 텐데 사골 육수를 써서 바로 먹어도 국물 맛이 괜찮대요. 하지만 오래 끓이면 끓일수록 묵은지의 맛과 햄, 소시지의 맛이 국물에 우러나고 진해지니 좀 참고 기다리시는 게 좋겠죠?

    부대찌개에서 이게 빠지면 섭섭하죠? 햄과 소시지를 어느 정도 건져 먹었으면 이제 라면 사리를 넣어줘야죠. 여기서 라면 사리를 국물에 넣고 그냥 기다리지 마시고 이렇게 라면 사리를 넣고 그 위를 햄과 소시지 등 건더기로 덮어 주면 면이 더 맛있대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면이 익으면서 전분기가 나와서 국물이 더욱 진해지고 걸쭉해져서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네요. 맛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인내심이 필요하죠.

    깔끔하면서도 진한 맛, 군산 비행장정문부대찌개였습니다.

    2인분이 18,000원, 3인분이 27,000원, 4인분이 36,000원이니 1인분에 9,000원인 셈이네요. 공깃밥, 라면 사리가 기본 제공되고 각종 서비스까지 생각하면 비싼 가격은 아니죠?

    오전 10시부터 저녁 9시까지 영업하고, 매주 월요일은 쉰대요.

     

     
    상     호 : 비행장정문부대찌개

     

    주 메 뉴 : 부대찌개 2인 9,000원

    영업시간: 10:00 ~ 21:00

    휴 무 일 : 매주 월요일 

    주     소 : 전라북도 군산시 하나운안2길 14

    주     차 : 가게 앞 넓은 주차장.

    대중교통: 군산고속버스터미널에서 13, 41, 44, 54, 71번 승차, 군산문화원 하차, 도보 2분.

    전     화 : 063-471-2159

    Posted by 치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