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모! 여기 국밥 한 그릇 말아주소."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장면이죠. 그 옛날 하루의 고된 노동을 마치고 혹은 먼 장삿길을 떠나며 지친 몸을 위로해 주던 주막의 국밥 한 그릇과 탁배기 한 사발은 여전히 이어져서 시골 장터나 도심의 재래시장에는 어김없이 국밥집이 있죠. 이 정도면 한국인의 소울 푸드라고 할 수 있겠죠? 큰 솥 가득 펄펄 끓여낸 국물에 밥을 말고 고기 몇 점 얹어서 여러 번 토렴을 하고 각종 고명을 얹어서 내놓는 국밥은 소박하면서도 정성이 가득한 음식이죠. 겨울에는 호호 불어가며 추위에 떨던 몸을 녹이고, 여름에는 땀 쭈욱 빼면서 한 그릇 먹고 나면 시원함을 느끼게 해주는 마법과도 같은 음식, 2015년 11월 13일에 방송한 SBS 백종원의 3대천왕 11회에서는 바로 그 국밥을 다뤘어요. 먼 옛날부터 대표적인 외식 메뉴 가운데 하나였기에 지역별로 특색 있는 국밥이 있고, 또 오랜 전통을 지닌 국밥집이 즐비한데요, 그 가운데 지역 강자 네 집을 선정해서 다뤘죠. 앞에서 부산과 밀양의 돼지국밥 맛집과 전주의 콩나물국밥 맛집을 찾아갔었죠? 다음으로 어디에 갔는지 볼까요?

    이날 방송한 국밥편 마지막 맛집인데요, 충청남도 예산에 있는 맛집이었죠. 5일장으로 유명한 삽교시장 안에 있는 소머리국밥집이었는데요, 장날과 장날 전날에만 문을 연다니 헛걸음하지 않으려면 문 여는 날을 확인하고 가야겠죠? 예전에는 한일식당이라는 이름이었고, 지금은 삽교 소머리국밥이라고 부른다네요.

    5일장이 열리는 2, 7일과 그 전날인 1, 6일이 영업하는 날이라니까 확인하고 가세요. 원래는 장날에만 문을 열던 집이었는데, 단골들 성화에 장날 전날에도 문을 열고 있대요. 다른 날에도 장사를 하라고 성화들인데 죽어도 절대 더는 장사 못 한다고 했다네요. 핏물 빼는 데만 24시간, 핏물 뺀 소머리 넣고 푹 고아 내는 데만 20시간이 걸리고 이후로도 이것저것 손이 워낙 많이 가서 너무 힘들어서 장사하는 날을 더 늘릴 수 없다니 얼마나 정성이 필요한 음식인지 알겠죠?

    흔히 보던 소머리국밥과는 달리 빨간 국물이네요. 소머리국밥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설렁탕처럼 뽀얀 국물로 나오는데 여긴 마치 육개장처럼 빨간 국물이네요. 그리고 머리 고기가 아주 푸짐하게 들었죠?

    건더기가 양만 푸짐한 것이 아니라 종류도 다양하네요. 쫀득쫀득한 머리 고기, 그리고 머리 안쪽에 붙은 고기, 우설, 즉 소 혀, 그리고 소 내장 가운데 첫 번째 위인 양이 골고루 푸짐하게 들어있어요. 스튜디오에서 비법을 공개하면서 나왔었죠? 양은 소머리 삶을 때 함께 넣지 않고 따로 준비한 솥에 넣고 삶았죠. 거기에 소주도 넣고. 양은 냄새가 심해서 따로 잘 삶아야 한다는군요. 참 손 많이 가죠?

    24시간 동안 핏물을 빼고 다시 20시간 동안 푹 삶은 소머리의 모습인데요, 육즙이 흘러내리는 모습 보이나요? 이 머리 고기랑 따로 삶은 양을 적당한 크기로 잘 썰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데, 바로 이 부분이 이 집의 비법이에요.

    바로 이렇게 삶아서 썬 머리 고기를 비롯한 각종 부위에 육수의 일부를 붓고 고춧가루를 비롯한 갖은 양념을 넣어 졸여서 만든 고기 양념이 이 집 소머리국밥의 고명으로 탄생하는 거예요. 보기에도 참 손이 많이 가죠?

    이렇게 해서 정성 가득한 소머리국밥 한 그릇이 완성됐어요. 오래 푸욱 삶아서 고기가 부드럽고, 삶은 고기를 그날 그날 다 쓰기 때문에 신선해서 잡내가 하나도 안 난다네요. 그리고 국물이 빨개서 보기에는 매워 보여도 전혀 맵지 않대요. 그래서 매운맛을 좋아하는 분은 청양고추를 달라고 해서 넣어서 먹으면 매콤한 맛을 즐길 수 있다는군요.

    70년 전통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하지만 그 성가신 과정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명인 자격 충분히 있어 보이죠?

    메뉴가 참 간단하죠? 방송 당시에는 국밥 한 그릇에 7,000원이었는데 그사이에 소고기 가격이 많이 올라서 국밥 가격도 1,000원 올렸대요. 그래서 지금은 국밥 한 그릇에 8,000원이래요. 그래도 만드는 정성을 생각하면 비싸다는 생각은 전혀 안 드는데요, 어때요? 그리고 메뉴판 아래에 있는 영업일 보이죠? 다른 날 가시면 허탕만 치고 오시게 될 거니까 꼭 확인하고 가세요.

     

    상     호 : 한일식당

     

    주 메 뉴 : 국밥 8,000원 / 국수사리 2,000원

    영업시간: 08:00 ~ 19:30

    휴 무 일 : 매월 1, 2, 6, 7, 11, 12,16, 16, 21, 22, 26, 27일에만 영업. 나머지는 휴무. 

    주     소 : 충청남도 예산군 예산읍 두리2길 60

    주     차 : 공터, 골목.

    대중교통: 예산종합터미널에서 501, 517, 544, 564 승차, 삽교읍 정류장 하차, 도보 2분.

    전     화 : 041-338-2654 

     

    Posted by 치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