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모! 여기 국밥 한 그릇 말아주소."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장면이죠. 그 옛날 하루의 고된 노동을 마치고 혹은 먼 장삿길을 떠나며 지친 몸을 위로해 주던 주막의 국밥 한 그릇과 탁배기 한 사발은 여전히 이어져서 시골 장터나 도심의 재래시장에는 어김없이 국밥집이 있죠. 이 정도면 한국인의 소울 푸드라고 할 수 있겠죠? 큰 솥 가득 펄펄 끓여낸 국물에 밥을 말고 고기 몇 점 얹어서 여러 번 토렴을 하고 각종 고명을 얹어서 내놓는 국밥은 소박하면서도 정성이 가득한 음식이죠. 겨울에는 호호 불어가며 추위에 떨던 몸을 녹이고, 여름에는 땀 쭈욱 빼면서 한 그릇 먹고 나면 시원함을 느끼게 해주는 마법과도 같은 음식, 2015년 11월 13일에 방송한 SBS 백종원의 3대천왕 11회에서는 바로 그 국밥을 다뤘어요. 먼 옛날부터 대표적인 외식 메뉴 가운데 하나였기에 지역별로 특색 있는 국밥이 있고, 또 오랜 전통을 지닌 국밥집이 즐비한데요, 그 가운데 지역 강자 네 집을 선정해서 다뤘죠. 앞에서 먼저 돼지국밥의 성지와도 같은 곳 부산의 돼지국밥 맛집을 찾아갔었죠. 그 다음에는 어디로 갔는지 볼까요? 

    부산 다음으로 간 곳은 밀양이었는데요, 돼지국밥이라고 하면 바로 부산이 떠오르지만 밀양 지역에 돼지국밥 맛집이 많이 있어서 밀양이 돼지국밥의 격전지라고 불린대요. 밀양에서 찾아간 맛집은 70년 전통을 자랑하는 단골집이었죠. 내일동에 위치해 있고 보물로 지정된 조선시대 누각 영남루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이고 바로 길 건너에 밀양 관아가 있으니 주변에 볼거리도 있는 집이네요.

    이 집의 돼지국밥은 상상하던 모습과 너무나 다르죠? 앞에서 본 부산의 돼지국밥집도 그렇고 일반적인 돼지국밥은 뽀얀 국물이 특징인데, 이 집은 맑은 국물이에요. 마치 소고기뭇국이나 갈비탕처럼 맑은 국물이 인상적이죠. 겉모습만 봐서는 돼지국밥이라고 상상도 못 할 모습이죠?

    5시간을 푹 끓여 완성한 육수에서 통째로 넣은 돼지 머리를 꺼내서 뼈를 발라낸 살을 썰어서 국밥에 푸짐하게 넣어 준대요.

    머리 고기가 정말 푸짐하게 들어있죠? 저게 다 일일이 뼈를 발라내서 썰어서 넣은 것이라니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죠? 그리고 이렇게 머리를 통째로 넣어서 푹 끓였기 때문에 맑은 국물이지만 매우 진한 맛이래요.

    마찬가지로 뚝배기에 밥을 깔고 그 위에 이렇게 머리 고기와 내장을 푸짐하게 올려요.

    그리고 맛이 진하면서 맑은 국물로 여러 번 토렴을 해서 그 진하고 깊은 맛이 밥알 하나 하나에 배어 있죠. 역시 국밥은 정성이 가득한 음식이죠. 앞에서 봤던 부산의 돼지국밥과 비교하자면 부산의 국밥은 여성적인 맛이 가득한 데 비해, 밀양의 국밥은 터프한 남자의 맛이래요. 국물 맛이 아주 강하다네요.

    그리고 머리 고기뿐만 아니라 이렇게 내장도 푸짐하게 들어 있어요. 이렇게 머리 고기랑 내장을 듬뿍 넣었지만 이 집 역시 삶은 지 얼마 안 된 건더기를 써서 돼지고기 특유의 누린내는 전혀 안 난대요.

    드시다가 매운 고추 다진 것도 좀 넣고 방아잎도 넣어 먹으면 더 맛있대요.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점 하나. 남쪽 지방에서 추어탕 등 생선 요리에 많이 쓰는 방아잎은 향이 굉장히 강해서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못 먹을 수 있으니, 처음에는 아주 조금만 넣고 먹어본 다음 괜찮다 싶으면 조금씩 더 넣어 가면서 드세요.

    족발이라는데 좀 당황스러운 비주얼이죠? 족발이라고 하면 보통 거무스름한 빛깔을 떠올리잖아요. 그런데 이 집은 족발을 삶을 때 다른 것들을 넣지 않아서 이렇게 뽀얀 색이래요. 그런데 냄새는 하나도 안 난대요. 족발 뿐만 아니라, 암뽕이라고도 부르는 애기보(자궁), 내장, 꼬리 등도 함께 나왔네요. 백설명 님께 특별히 드리는 서비스라니까 가셔서 서비스로 달라고 하시면 안 돼요.^^

    70년 전통의 밀양 돼지국밥의 명인이십니다.

    주메뉴인 돼지국밥이 6,000원. 머리수육 가운데 놓고 각자 돼지국밥 한 그릇씩 하면서 탁주 한 사발씩 해도 괜찮겠죠?

    상     호 : 단골집

    주 메 뉴 : 돼지국밥 6,000원

    영업시간: 05:00 ~ 21:00

    휴 무 일 : 명절 

    주     소 : 경상남도 밀양시 중앙로 347

    주     차 : 길 맞은편 밀양 관아 앞 주차장. 도보 1분.

    대중교통: 밀양역에서 시내버스 1, 2, 6번 승차, 내일동 주민센터 하차, 도보 1분.

    전     화 : 055-354-7980

    Posted by 치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