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모! 여기 국밥 한 그릇 말아주소."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장면이죠. 그 옛날 하루의 고된 노동을 마치고 혹은 먼 장삿길을 떠나며 지친 몸을 위로해 주던 주막의 국밥 한 그릇과 탁배기 한 사발은 여전히 이어져서 시골 장터나 도심의 재래시장에는 어김없이 국밥집이 있죠. 이 정도면 한국인의 소울 푸드라고 할 수 있겠죠? 큰 솥 가득 펄펄 끓여낸 국물에 밥을 말고 고기 몇 점 얹어서 여러 번 토렴을 하고 각종 고명을 얹어서 내놓는 국밥은 소박하면서도 정성이 가득한 음식이죠. 겨울에는 호호 불어가며 추위에 떨던 몸을 녹이고, 여름에는 땀 쭈욱 빼면서 한 그릇 먹고 나면 시원함을 느끼게 해주는 마법과도 같은 음식, 2015년 11월 13일에 방송한 SBS 백종원의 3대천왕 11회에서는 바로 그 국밥을 다뤘어요. 먼 옛날부터 대표적인 외식 메뉴 가운데 하나였기에 지역별로 특색 있는 국밥이 있고, 또 오랜 전통을 지닌 국밥집이 즐비한데요, 그 가운데 지역 강자 네 집을 선정해서 다뤘죠.

    부산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음식은 밀면과 돼지국밥이죠? 그만큼 돼지국밥은 부산의 대표적인 음식 가운데 하나죠. 지금이야 많이 생겼지만, 예전에는 서울에 순대국밥집은 많아도 돼지국밥집은 없었죠. 바로 그 돼지국밥을 먹으러 간 곳은 부산 영도의 남항동에 있는 남항시장이었어요. 가게 이름은 재기돼지국밥. 1938년에 문을 열어 이제 곧 80년이 되는 소문난돼지국밥과 함께 영도 돼지국밥의 양대 산맥 가운데 한 집이래요. 가게 입구에 벌여놓은 각종 고기들 보이죠? 저것들이 들어간 국밥이라니 기대되죠? 이 국밥집이 있는 골목은 그 유명한 영화 <변호인>에서 주인공 송강호 씨 단골집이던 국밥집 장면의 그 골목이래요.

    저 뽀얀 국물. 눈으로만 봐도 구수함이 전해지죠? 그 구수한 국물을 밥을 깔고 고기를 얹은 뚝배기에 부었다 따라냈다 하기를 여러 번. 이렇게 토렴을 해서 밥알 하나 하나에 구수한 국물이 입혀지죠. 손님상에 오르는 한 그릇 한 그릇 다 저렇게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서 나온다니 정성이 느껴지죠?

    그렇게 토렴을 마친 뽀얀 국물의 국밥에 고추도 넣고 파도 넣고 빨간 다진양념(사실 다대기가 더 익숙하죠?)도 얹어서 색의 조화가 아름답죠?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운 국밥 한 그릇 대령이오.

    밑에서 퍼올리면 저렇게 고기와 밥이 섞여서 올라와요. 뚝배기 제일 밑에 밥을 깔고 그 위에 고기를 얹었지만 여러 번 토렴을 했기 때문에 손님상에 오를 땐 저렇게 섞여 있죠. 토렴을 잘 해서 마치 뚝배기째 불에 올려 끓인 것처럼 정말 뜨겁고요, 탱글탱글한 밥알 하나 하나에 국물의 맛이 진하게 입혀져 있어요.

    얇게 썬 돼지고기 보이죠? 국밥은 정성도 정성이지만 정이 듬뿍 담긴 음식이죠? 그러니 돼지고기도 듬뿍 듬뿍 들어 있어야 제맛이죠. 고기는 돼지 앞다릿살이래요.

    돼지국밥집을 가면 어디서나 부추무침을 볼 수 있을 거예요. 국물이 뜨거울 때 저 부추무침을 넣으면 살짝 익으면서 국물도 더 맛있어지고 살짝 익은 부추와 함께 먹으면 입 안에서 퍼지는 향이 아주 좋아요. 잊지 마세요. 돼지국밥 먹을 때 부추무침.

    고기가 신선하다고요? 생선이라면 갓 잡은 생선을 신선하다고 하는데, 삶은 돼지고기는요? 바로 삶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고기라는 뜻이죠. 아무래도 장사가 잘 되는 집에 가서 먹어야 고기가 신선하겠죠?

    돼지고기는 삶고서 시간이 지나면 누린내가 난대요. 이 집은 삶은 지 얼마 안 된 돼지고기를 써서 돼지 특유의 누린내가 전혀 안 난대요. 돼지국밥의 포인트는 바로 육수와 삶은 지 얼마 안 된 돼지고기죠.

    그리고 서비스로 나온 순대와 내장과 수육. 순대 색깔이 참 짙죠? 이날은 방송이라서 특별히 서비스로 나온 것이니까 가셔서 왜 서비스 순대 안 주냐고 따지지 마세요. ^^

    부산에서 내로라하는 돼지국밥은 다 먹어봤는데, 이 집에서 먹고는 맛집 순위가 바뀌었다네요. 정말 극찬이죠? 일단 맛은 100프로 검증된 걸로 봐도 되겠죠?

    주메뉴인 돼지국밥이 6,000원. 돼지국밥 말고도 머리고기, 눌린머리고기, 내장, 순대, 수육 등 다양하네요.

    매월 둘째 주와 넷째 주 일요일엔 쉰대요.

     

    상     호 : 재기돼지국밥

    주 메 뉴 : 돼지국밥 6,000원

    영업시간: 08:00 ~ 21:30

    휴 무 일 : 매월 2, 4주 일요일 

    주     소 : 부산광역시 영도구 절영로49번길 25

    주     차 : 남항시장 공영주차장에서 도보 4분.

    대중교통: 부산역에서 508번 승차, 남항동 정류장 하차, 도보 4분.

    전     화 : 051-418-0526

     

    Posted by 치유기